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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 ~/하루하루

퇴사 1주년 일기

by lalo 2023.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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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내가 다닌 회사는 보수적이고, 꼰대스러움과 윗사람에게 보여주기식 행위가 가득한 곳이었다.

그들을 보면서 ’저렇게는 되지 말자‘라는 교훈을 몸소 배운다 생각하며 자기합리화를 했고, 연차가 쌓일수록 좋은 사람이 되기위해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몸에 증상이 보일정도로 현타가 쎄게 왔다.

인간의 뇌는 ’부정‘개념을 이해 못한다고 하던데, 저렇게 되지 ‘말자’고 아무리 되뇌여도 무의식에는 ‘저렇게’라는 나쁜 것들만 쌓였던 것이다.

회사 밖에서 긍정적인 인풋 소스를 찾아보려고도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직원이 자기개발을 하면 그 핑계로 야근도 안하고 나중에 퇴사할까봐 전전긍긍하며, 직원의 성장을 방해하는 대표가 있는 회사에서는 거의 불가능해보였다.
(술집도 10시면 문을 닫는 미국동네에서, 8:30 to 11:00 근무를 하면 퇴근 후 할 수 있는게 없없다)

퇴사 결정은 쉬웠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대략적인 플랜을 세웠다.

퇴사 날짜를 받아놓고,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일을 시도하며 부딪혀 보았다.

그렇게 1년을 보낸 지금, 나만의 길이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퇴사 후 3개월은 무의식에 쌓인 나쁜 것들을 지워내는데 쓴 것 같다ㅋㅋㅋ

난독증이 있는지 보고서 한장을 안 읽고 미팅에 들어와서 다시 설명해달라는 상사, 매뉴얼을 만들어줘도 시스템 입력 못하는 옆부서(내 업무 아님), 맨날 아프다고 하소연 하면서 휴일없이 일하는 동료, 직원이 친하면 노조가 생긴다고 팀원끼리는 싸워야한다는 사장, 나도 진짜 말 많은 편인데 나보다 말 많은 부장, 사생활에 관심 많고 심지어 퇴사자 사생활까지 찾아보는 사람들, 책임지지 못할 자리 욕심만 많은 상사…(이하 생략)

최근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 해야하는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무엇보다도 새롭게 시작한 일과 공부가 너무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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