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apter.3-4/USA Life

J1인턴에서 취업비자를 받을 가능성은?(H1B 로터리 경험담)

by lalo 2024. 2. 4.
728x90

J1 인턴 관련 글에 ‘대학 졸업 후 J1인턴을 가려고 고민하고 있는데, 인턴 후에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댓글이 달렸어요. 간단하게는 “가능하다! 그러나 실력보다는 운이다…복불복…!”이라 답할 수 있을 것 같고,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려니 글이 길어져서 포스팅으로 남겨봅니다.


J1 인턴근무 종료 후에도 계속 일 할 수 있는 방법


J1 인턴/트레이니 비자는 1년/1년 6개월짜리 비자에요. 그럼 이 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계속 미국에서 일을 하려면, 다른 종류의 ‘워킹비자’가 필요하겠죠? 영주권과 배우자 워크퍼밋을 제외하면,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인이 일반적으로 워킹비자를 받는 방법(=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일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래 3가지 정도인 것 같아요.
 

1. 취업비자(H-1B)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3월에 접수해서 4-5월에 추첨결과(로터리 방식, 복불복!)가 나오고 해당 비자로 근무는 10월 1일부터 가능해요. 스폰서받은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도 가능하고(물론 비용은 발생함), 3년 이후에 3년 연장까지 총 6년을 쓸 수 있고, 해외 방문도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로터리’ 방식이라 모든 걸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죠.

로터리 방식이 얼마나 잔인하냐면, 저는 1년 6개월간 근무하면서 2번의 접수기회가 있었는데, 두 해 모두 추가추첨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 떨어졌어요. 심지어 저희 부서에는 확률이 더 높은 석사 출신도 2년 연속 떨어졌습니다.
반면에, 딱히 미국에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던 옆 부서 인턴은 한번에 붙고, 미국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취업비자가 큰 의미가 없는 동료는 추가 추첨에서 붙었습니다.(인생이란..)

개인적으로 제일 안타까웠던 경우는 저와 비슷한 시기에 인턴을 시작한 동료인데, 첫 해에 취업비자 추첨에 붙었는데 개인적 사정으로 포기를 했어요. 그런데 다음해에 미국에 남으려고 결정하고, 취업비자에 또 접수했는데 두번째에는 떨어졌습니다….(이때 정말 경력, 학력, 상관없고 복불복임을 체감했네요ㅠ)
_
추가적으로, 2023년 로터리 당첨 확률이 진짜 낮았어요. 그 특정 인종 및 업계 쪽에서 한 사람이 여러 회사를 통해 H1B를 여러개 접수해서 발생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느정도는 사실인지 내년부터 1인 1접수로 제한한다고 하네요. 그래도 복불복인 것은 여전합니다 :(
 

2. 투자비자(E2)


한국에 본사가 있는 회사의 미국 지사의 경우, 취업비자(H1B)가안되면 E2(투자비자)를 진행해서 미국에서 근무를 계속하는 방법을 제공하기도 해요. 그런데, 미국 내 신분변경을 하는 경우에는 미국 밖으로 나가면 대사관을 통해서 비자 스탬프를 받아야 미국에 다시 입국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비자 발급이 거절 될 수 있다는 위험 + 비용 발생 문제 때문에, 근무하는 동안 미국 밖을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흔히들 미국에 갇혔다고 표현하죠. E2 비자로 미국 생활을 하고있는 제 친구도 3년째 한국은 커녕…미국 밖으로 못나가고 있습니다.
대신 H1B처럼 추첨 방식이 아니라, 회사가 조건을 충족하면 발급되고 연장도 가능해서 미국에서 ‘그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일하기에는 좋은 비자인 것 같아요.
_
[추가글] 인터뷰에서 한국회사인데 왜 미국에서 일하러 가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거절을 받았다는 후기를 보고 추가글을 남겨요. J1-> E2지원이 되면 한국 귀국을 안하고 체류하는 비율이 높아지다보니 이런 회사들 중심으로 J1 트레이니 거절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J1에서 E2 신분 변경이 비자도 스무스하게 연결할 수 있고, 처음 들어보는 한인기업들보다는 근무환경이 상식적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으니.. 괜찮은 루트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 방법도 쉽지 않아보이네요.

3. O비자


예술계 종사자 분들이 주로 받는 비자에요. 디자이너 분 들 중에서 O비자로 일하시는 경우를 봤지만, 가까운 사이는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서류 준비해서 받는 것으로 알아요.


J1 인턴이 고려할 점

대부분의 J1인턴은 H-1B를 통해 워킹비자를 받아야할텐데, 이 경우에는 미국에 입국하는 시기를 전략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1년 인턴비자를 기준으로,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볼게요.

 

1. 2024년 2월 1일부터 인턴 시작 ~ 2025년 1월 31일까지 근무 가능


근무 시작을 한지 1달 밖에 안되었지만, 인터뷰때 취업비자에 관심이 있음을 어필했고 3월에 취업비자를 넣을 수 있는지 회사에 문의함.

1) 시나리오 1: 수습기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취업비자를 어떻게 해주냐며 회사에서 거절
2) 시나리오 2: 취업비자를 접수했고, 4월 초 로터리에 붙음. 2024년 10월 1일부터 H-1B 신분으로 이어서 근무 가능.
3) 시나리오 3: 취업비자에 접수했으나 4월 초 로터리에 떨어짐. 미국에서 영주권 스폰 기회 탐색.
 

2. 2024년 5월 1일 부터 인턴 시작 ~ 2025년 4월 30일 까지 근무 가능


미국에 왔을 때는 이미 해당년도의 취업비자는 접수가 마감되어서 시도해 볼 수가 없다. 약 1년간 열심히 일한 후, 2025년에 취업비자를 접수해보려고 한다.

1) 시나리오 1: 회사에서 인턴 종료일이 얼마 남지 않아, 취업비자 접수에 회의적임…
2) 시나리오 2: 취업비자에 접수했으나, 4월 초 로터리에 떨어짐.
3) 시나리오 3: 취업비자를 접수했고, 4월 초 로터리에 붙은 것을 확인함. 근데 나는 4월 말까지만 일을 할 수 있음. 4월 30일 ~ 10월 1일까지 공백이 생김.

* 공백기간은 비자 팬딩 상태를 이용해서 미국에 ‘체류만’ 하거나, 이 기간동안 한국에 있다가 대사관을 통해서 취업비자 스탬프를 받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예전에 트럼프때 비자 팬딩기간을 문제 삼아서, 안전한 체류 및 비자 거절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B2비자를 신청해야했습니다….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이 문제는 해결되었어요.
하지만, 어쨌든 합법적 근무를 하지못하는 기간이 발생하니, 이 부분에 대해서 회사와 합의가 되어야 하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니다.

* 만약에 제가 위와같이 3-5월에 미국 인턴을 시작해야되는 상황이었다면, 한국에서 인터뷰를 볼 때 미국 입국전에 3월에 H-1B 스폰서도 함께 진행할 수 있는지 정중하게 문의는 드려봤을 것 같아요. 해당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근무하고 싶은데, H-1B 확률도 낮고 내년에 접수하면 공백기가 생길 수 있으니 J1인턴 시작과 함께 H-1B도 진행 할 수 있냐구요.

회사 정책상 수습기간이 지나지 않은 직원에게는 불가능하다는 등의 답변을 받으면 어쩔 수 없지만,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H-1B는 J1과 달리 회사측에서 스폰서 비용을 지불해야되다보니, 검증이 안된 직원을 어떤 회사가 스폰해주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어차피 접수에는 큰 돈이 들지 않고 접수한다고 다 붙는 것도 아니고, 4월 초에 로터리에 붙어도 프로세싱을 진행할지 말지는 나중에 결정해도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미 H-1B를 진행해오고 있던 회사에서는 접수 자체는 큰 부담이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파심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정중하게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여쭤보았는데, 상대 HR에서 감히(?) 건방지게 그런 소리를 하느냐…!라는 반응이라면 그 회사는 J1도 안가는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습니다 ㅎㅎ

3. 2024년 11월 1일 부터 인턴 시작 ~ 2025년 10월 31일 까지 근무 가능


3~4개월 인턴으로 근무 하면서 쌓은 성과를 토대로 2025년 3월 취업비자 신청 가능성을 회사에 문의함.

1) 시나리오1: 취업비자 접수 후, 4월 로터리 당첨. 비자 승인 후, 10월 1일 부터 H-1B로 근무 이어서 함.
2) 시나리오2: 취업비자 접수 후, 4월 로터리 떨어짐. 남은 6개월간 영주권 기회 탐색
3) 시나리오3: 인터뷰때는 취업비자 스폰도 해준다고 했으나, 막상 입사 후 회사 분위기를 보니 취업비자를 신청한 전례가 없음. → 입사 초반에 H-1B를 지원해줄 다른 회사를 찾기

 


 

 
인턴으로 미국라이프를 시작했다보니, 인턴들의 사연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한인 회사에서 취업비자, 영주권 스폰을 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인턴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J1인턴 비자가 끝난 후, 다음 비자 사이의 공백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을 많이 놓치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영주권 스폰을 해줘도, 워크퍼밋이 나올 때까지는 일을 할 수가 없어요.
회사에서는 취업비자 지원!이라 말하니까, 내가 열심히 일해서, 회사인정을 받으면 워크퍼밋(취업비자)을 신청해서 받는 걸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회사에서 영주권을 해준다고 해도, 임금측정(PWD)-광고-Perm승인-140/485접수 후에 워크퍼밋(EAD카드)를 받아야 합법적으로 일 할 수 있어요.

몇 단계 안되는 것 같다구요? 미국의 행정처리는 한국이랑 차원이 달라요. 게다가 지금은 비숙련 문호도 닫혀있고, 숙련도 펌단계가 적체되어서 워크퍼밋을 신청하는데(워크퍼밋 받는거 말고, 신청하는데만!!) 2년이 넘게 걸리고 있어요.

2년이 넘는 시간을 어떻게 미국에서 거주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다~ 방법이 있다는 두루뭉술한 회사 측 이야기만 믿고 미국에 정착할 꿈을 가지고 오지 않으셨으면 해요.

내가 어떤 일을 감당해야하는지는 정확하게 알고도 오는 경우에는 괜찮은데, 아무것도 모르고 덜컥 미국에 와서 중간에 돌아가기도 애매하고 계속 진행하기도 힘든 상황에 놓일 수가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이런거 저런거 알아보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않았는데, 착착 취업비자 붙고, 회사에서 영주권도 먼저 나서서 지원해주고, 그 짧은 시간에 사랑을 찾아 비자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긴합니다. ㅎㅎㅎ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에게 이런 이민국의 가호와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지만, 미국까지 오는데 준비없이 운만 믿고 올 순 없잖아요?

반응형

댓글